예불송

예불송은 선원에 입주한 학인들의 새벽 예불의식에서, 그리고 각종 행사를 시작할 때 읽는 것입니다. 거사가 그간 써온 시와 글, 그리고 한글로 번역한 반야심경 등으로 1976년에 구성한 후 지속적으로 추가 보완하고 순서를 다듬어 1985년 입적 전에 확정했습니다. 거사는 자신이 경험한 절의 예불의식이 모습놀이에 빠져 있음을 보고 자성을 밝히는, 모두가 본래의 지혜를 밝히는 예불이 되어야 한다고 종종 주장했는데 이 예불송에서 거사가 제시한 대안, 그리고 거사의 지혜와 방편을 볼 수 있습니다.


세줄의 공덕
나의 바른 깨침을 드높입니다
나의 바른 슬기를 드높입니다
나의 바른 거님을 드높입니다

네가지 나의 소임
나의 색신은 모든 부처의 위의를 들내는 대행기관입니다
나의 색신은 모든 부처의 슬기를 세우는 대행기관입니다
나의 색신은 모든 부처의 솜씨를 굴리는 대행기관입니다
나의 색신은 모든 부처의 자비를 베푸는 대행기관입니다

염불송
부처님 거울속의 제자의몸은
제자의 거울속의 부처님에게
되돌아 귀의하는 이치를알면
부처가 부처이름 밝히심이네

십자송(十字頌)
一切衆生本來佛 온갖 중생은 본래로 부처러니
二見着相落鬼窟 둘로 보아서 모습에 붙이이면 도깨비굴에 떨어진다
三世出没是妙用 삼세로 낳고 꺼짐이라서 이 묘한 씀이러니
四種異類隨緣成 네가지 갈래는 연을따라 이뤄지네
五蘊豈非淸淨身 다섯쌓임이 어찌 해 맑은 몸이 아니리요
六度萬行無關事 육도만행도 문턱은 아니어늘
七寶布施其利多 칠보의 보시는 그 이익이 많기는 하나
八風不動眞功德 팔풍이 움직이지 아니해야 참으로 공덕이니라
九霄靈知勿汝疑 누리의 영특스런 앎을 너는 의심치 말지니
十方沙界心中明 시방에 숱한 세계는 마음가운데 밝더구나

십물계(十勿戒)
雖藉心身勿忘本尊 비록 마음과 몸을 빌었어도 본래의 드높은 자리임을 잊지말라
雖有妻子勿墮愛見 비록 처자를 두었어도 쏠려봄에 떨어지지 말라
雖承家業勿貪非利 비록 가업을 이으나 삿된 이익을 탐하지 말라
雖與世典勿捨大道 비록 세상법으로 더불어도 큰 도를 버리지 말라
雖遊天下勿壞法性 비록 천하에 노니나 법성품을 뭉개지 말라
雖伴緣起勿容惡根 비록 인연일어남을 짝하나 악한 뿌리를 용납치 말라
雖宗無相勿怠種德 비록 모습없음을 마루하나 덕 심기를 게을리 말라
雖在三昧勿立禪想 비록 삼매에 있으나 선의 새김을 세우지 말라
雖欣止觀勿入永滅 비록 지관을 즐기나 길이 사그라짐에 들지말라
雖用生死勿爲汚行 비록 낳고 죽음을 쓰나 더러운 거님을 하지말라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은 깊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다섯쌓임이 모두 비었음을 비추어 보고 온갖 괴로움과 재앙을 건졌느니라.

사리자여 것은 빔과 다르지 않고 빔은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것이 곧 빔이요, 빔이 곧 것이니, 느낌 새김 거님과 알이도 또한 다시 이러니라. 사리자여 이 모든 줄의 빈 모습은 생김도 아니고 꺼짐도 아니며, 더러움도 아니고 깨끗함도 아니며, 더함도 아니고 덜함도 아니니라.

이런고로 빈 가운데는 것이 없으며, 느낌 새김 거님과 알이도 없으며, 눈 귀 코 혀 몸과 뜻도 없으며, 빛깔 소리 냄새 맛 닿질림과 요량도 없으며, 보임도 없고 나아가 알리임도 없으며, 안밝음도 없고 또한 안밝음의 가뭇도 없으며, 나아가 늙고 죽음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의 가뭇도 없으며, 괴로움 모임 꺼짐과 수도 없으며, 철도 없고 또한 얻음도 없느니라.

얻을 바가 없으므로서 보살도를 닦는 이는 반야바라밀다를 밝힘으로써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기에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여의어서 마지막으로 열반에 들어가나니,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도 이 반야바라밀다를 밝힘으로써 무상 정등 정각을 얻느니라.

알지어다.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놀라운 주문이요, 가장 밝은 주문이요, 가장 높은 주문이요,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으로 능히 온갖 괴로움을 없애니,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은지라, 이에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설하여 가로되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디 사바하(삼창)

누리의 주인공
해말쑥한 성품중에 산하대지 이루우고
또한몸도 나투어서 울고웃고 가노매라
당장의 마음이라 하늘땅의 임자인걸
멍청한 사람들은 몸밖에서 찾는고야

동업보살의 서원
우리는 옛적부터 비로자나 법신이나
변하는 모습따라 뒤바뀌는 여김으로
갈팡질팡 생사해에 뜨잠기는 중생이니
좋은인연 그늘밑에 동업보살 되고지고
괴로운 첫울음은 인생살이 시작이요
서글픈 끝놀람은 이세상을 등짐이니
들뜬마음 가라앉혀 보리도를 밝혀내고
부처땅에 들어가는 동업보살 되고지고

보림삼강(寶林三綱)
우리는 불도를 바탕으로 인생의 존엄성을 선양한다
우리는 삼계의 주인공임을 자부하고 만법을 굴린다
우리는 대승의 범부는 될지언정 소승의 성과는 탐하지 않는다

원을 세우는 말귀
원을 크게 세우니다 (삼창)
비로자나 자성불이 노사나 수용불로 이름세워 나투신
삼계도사 석가모니불과 무루지혜 유마거사를
정법으로 받드옵고 마음속에 깊이새겨 지극정진 하오리다

좋은나라 세우시는 아미타불
널리사랑 하옵시는 관세음보살
삼도지옥 여의시는 대세지보살
묘한솜씨 펴옵시는 문수보살
덕과목숨 이으시는 보현보살
선정해탈 하옵시는 지장보살
다음오실 교주이신 미륵보살

제불보살 마하살은 이내몸의 참면목을 하루속히 되밝혀서
견성성도 하게스리
가피력을 베푸소서 (삼창)

네가지 큰 다짐
가없는 중생을 기어이 건지리다
끝없는 번뇌를 기어이 끊으리다
한없는 법문을 기어이 배우리다
위없는 불도를 기어이 이루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