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겁인1

-백봉 김기추거사와 제자들


저자 : 최운초
판수 : 3판
제본 : 무선철
쪽수 : 424
정가 : 16,000원
출판사 : 가을여행
발행일 : 2018년 5월

책소개


한국의 유마거사, 백봉 김기추를 말한다
이 책은 구도의 이야기다. 백봉거사를 모시고 공부를 한 11명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들이 발심하고 수행한 이야기, 스승인 백봉거사를 만나 함께 지내며 가르침을 받은 이야기,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선재동자의 구도여행기처럼 그들의 구도 수행기는 마음공부에 뜻을 둔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이 책은 또 백봉거사의 이야기다. 제자들의 이야기 속에 선禪 지도자로서, 거사로서 백봉이 어떤 일상을 보였는지, 어떻게 제자들을 개오시켰는지 그를 발견할 수 있다. 후학을 지도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 이 책은 [도서출판 비움과 소통]에서 2011, 2016 []공겁인]으로 발행한 책의 개정판입니다.

백봉 김기추(白峰 金基秋) 거사 약력


1908년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부산 제2상업학교를 중퇴하고 민족운동을 벌이다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1년간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이후‘특급 요시찰 인물’로 일제의 감시와 방해를 받으며 지내다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 건국준비위원회 간사장으로 일할 때 굶주리는 시민들을 보고 양곡창고를 열어 쌀을 나누어 준 것이 군정법령 위반이 되어 5년형을 언도받았다. 재심에서 무죄가 되었으나 이미 형무소에서 2년을 복역한 후였다. 이후 학교를 세우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다 정치에 뜻을 세우고 자유당에 입당하였으나 4·19혁명으로 자유당과 함께 파산하고 도피하듯 부산을 떠났다. 서울, 인천에서 하릴없이 세월을 보내다 1963년 여름에 불교를 만나 ‘무자(無字)’화두를 받고 참구해 이듬해 1월 크게 깨달았다. 이후 인천, 서울에서 《금강경》을 강의하다가 1970년 충남 유성에 보림선원을 열고 대학생 및 수좌들을 가르쳤다. 1972년 부산으로 선원을 옮긴 후 선풍(禪風)을 크게 일으켰다. 1985년에 지리산 선원에서 입적했다.
저서에 《금강경강송》, 《유마경 대강론》, 《선문염송요론》(15권), 《백봉선시집》, 《절대성과 상대성》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한국의 유마’ 백봉 거사의 생생한 언행 기록한 선어록
8년 여의 자료조사와 인터뷰로 되살아난 스승의 가르침

백봉 김기추 거사는 20세기 ‘한국의 유마 거사’로 추앙받는 불교계의 큰 산맥이다. 그는 50세를 훌쩍 넘겨 불교에 입문했지만 용맹정진으로 단기간에 큰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 20여 년간을 속가(俗家)에 머물면서 거사풍(居士風) 불교로 후학지도와 중생교화에 힘쓴 탁월한 선지식이다. 많은 지식인들이 그를 따랐으며, 그의 자비심에 넘치는 열정적인 설법은 많은 사람에게 인생의 존엄성을 알게 하였다. 그리하여 닫혀있던 좁은 마음의 문이 열리고 눈에서는 시비ㆍ분별의 비늘이 떨어졌으며 집착과 망상을 내려놓아 참다운 자유와 안심을 얻은 제자들이 적지 않았다. 백봉 거사는 《금강경강송》, 《유마경 대강론》, 《벽오동》, 《절대성과 상대성》, 그리고 15권의 《선문염송요론》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거사의 설법을 녹음한 테이프가 300여 개나 되고 제자들은 그 테이프에서 추출한 내용으로 《도솔천에서 만납시다》와 《허공법문》이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래서 거사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는 책에 자세히, 반복해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거사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거사의 발 아래서 공부한 사람을 부러워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거사가 어떻게 제자를 지도하셨는지, 어떤 행동을 하시고 어떤 수행을 하셨는지, 그리고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등등을 궁금해 한다. 그래서 백봉 거사를 모시고 공부한 제자들이 2009년에 이 책을 기획했다. 마침 청봉 전근홍 거사가 2004년에 도반들에 부탁하여 받아 놓은 수행기가 있어 기획진은 그 수행기를 모두 읽으며 10건의 인터뷰를 결정했다. 인터뷰, 녹취, 확인을 거치는 동안 2년 반이 지나 2011년에야 비로소 책이 빛을 보게 되었다. 책을 내기 위해 수행기를 모은 2004년부터 시작하면 무려 8년이 걸렸다 백봉 거사의 감동 깊은 구도기와 깨달음, 제자들이 직접 보고 들은 진솔한 수행담은 재가 불자를 비롯한 출가 수행자에게도 의미심장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백봉 거사 문하 제자들의 깊은 불연(佛緣)과 간절한 발심,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재가 수행자들의 각고의 노력, 스승의 인간적 면모와 제자들의 고뇌, 그리고 화두 타파와 깨달음, 스승의 인가(또는 인정)에 대한 가감 없는 기록을 통해 각자의 공부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스물아홉에 백봉 거사를 만나 입문했고 이듬해 선원에 입주해 직접 사사를 받았다. 서울대에서 우주항공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영컨설턴트로 일했으며 《성과주의의 혁신》 《이너게임》 《공겁인1,2》 등 저서와 역서 8권이 있다. rocky1035@daum.net

목차


머리말

백봉 거사 제자들의 구도와 깨달음

1. 허공을 부수어라!
-묵산(默山) 스님

2. 한번 대를 때리는 소리에 아는 걸 다 잊다
-야청(也靑) 황정원 거사

3. 삶의 현장에서 모습을 잘 굴리자!
-대우(大愚) 성태용 거사

4. 생사를 초월한 공겁인(空劫人)
-청봉(靑峰) 전근홍 거사

5. 자유와 회향이 둘이 아니다
-일심행(一心行) 안경애 보살

6. 믿고 결정하고 달려들어라
-무염(無染) 이수열 거사

7. 상(相)이 떨어져버리면 생사에도 걸림 없다
-명성(明性) 김명식 거사

8. 베푸는 자도, 받는 자도, 베푸는 물건도 없어야
-여운(如雲) 김광하 거사

9. 다 놓아라, 그리하면 누리의 주인공!
-춘당(春堂) 이황우 거사

10. 모든 것이 진리이자 절대긍정이다
-정선주ㆍ영주 자매

본문발췌


“석가 눈이 어디 붙었습니까?”
그러니까 내 눈을 가르키면서 “거기 붙었다.” 그래요. 그 법문을 듣고 너무 좋아서 거기 앉아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선원을 나왔지요. … 그 때 눈에서 하얀 실 날 같은 것이 흘렀어. 길이가 일곱 자쯤 되는 것이… 차를 타도, 산길을 걸어도 앞에 있는 거야. 그러다 한 주일쯤 지나서 없어지더라고. 백봉 선생님 법문이 그렇게 거룩하고 법력이 그렇게 장한 어른입니다.
(묵산 스님)

(36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이뭐꼬?’가 없지. ‘내가 누구인가?’하는 그 의심이 없어졌지. 그게 ‘탁’ 틀려. 그러니까 ‘일체가 내다’카는 말이, 이제는 분명한 이야기야. 백봉 선생님이 ‘허공이 내다’ 했는데 그 말이 분명한 사실이야. ‘허공이 니니깐, 그리 알아라’ 그런 게 아니라, 그만 ‘허공이 내’라.
(야청 황정원)

백봉 선생님은 선종의 전통에서 나왔지만 이 시대의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어떤 봉우리라고 생각해요. 재가불자로 사시면서 그 선을 통해서 얻으신 지혜를 재가불자의 입장에서 선양(宣揚)하신 분이죠. 삶속에서 끊임없이 부처님을 향해 가는, 지혜를 증장시키는 선을 열어놓으신 분이죠.
(대우 성태용)

제가 실감한 것이 공겁인입니다. 다른 거 없습니다. 내가 부처다 믿고, 바로 부처행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공겁인은 모두가 하나라는 것이거든요. 거사님이나, 저나, 이런 공부를 처음 하는 분이나, 공부를 거부하는 분이나, 다 똑같이 하나라는 것이죠. 그걸 놓치지 않는 공부죠.
(청봉 전근홍)

좌선할 때도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나’를 떠올려요. 그리고 잠시 그대로 있다가 다시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나’를 떠올려요. 이를 반복합니다. 처음엔 이 구절을 다 떠올려야 되지만 나중에는 ‘나’ 하나만 떠올려도 그냥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씩은 앞 구절까지 떠올립니다.
(일심행 안경애)

“믿고 결정하고 달려들어라.”
중생이 그게 안돼요, 중생이! 그것만 하면 다 끝나는데 말이죠! 부처님 당시에 언하에 대오한 게 다 그거 아닙니까? 들으면 그냥 믿어졌고 믿으면 깨치는 데! 그런데, 그걸 못하는 거야, 우리 중생이! 백봉 선생님은 아주 쉽게 이야기해 주셨고, 그냥 그걸 믿고 달려들면 되는 건데, 그런데 그걸 못하는 겁니다. 여우와 같은 마음으로… 신심이 부족해서… 그 말씀도 아주 좋은 말씀이고 또 “내 눈깔을 믿어라.”하는 말씀도 기억납니다. 눈빛, 맑은 눈동자.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염 이수열)

서산 대사가 “내가 깨치기 전에는 우주 속에 내가 있었는데 깨치고 나니까 내 속에 우주가 있더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틀림없습니다. 이처럼 미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자기가 전에는 요만하게 작았는데 진짜 자기를 찾으니까 자꾸 커지는 거예요. 정말 큰 자기를 깨치는 것이죠. 본래의 진여 자성자리를 깨치는 것입니다.
(명성 김명식)

이런 시대에 거사인 백봉 선생님이 56세에 공부를 하셨다는 겁니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오십 넘었는데, 지금 해도 되는구나.” 하는 분들이 많아요. 희망을 갖는 거예요. 공부를 안 해도, 화두를 들든 뭘 하든, 확실하게 한 가지 수행을 열심히 하면, 터지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놀라는 겁니다. 백봉 선생님처럼 무섭게 정진하면, 긴 시간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도, 높은 경지를 얻을 수 있다, 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재가자도 말이죠.
(여운 김광하)

만약에 수행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모든 것을 방하착(放下着) 해야, 놓아야 합니다. 제가 “놓아라, 다 놓아라, 그리하면 누리의 주인공!” 이런 것을 티로 만들어 보급도 했어요. 저는 제 경험만 이야기합니다. 제 경험에 의한 건데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은 목숨은 건 만큼만 된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춘당 이황우)

백봉 선생님은 우리한테 어떤 돌을 던져줬죠. 돌을 던져 그걸 ‘탁’ 바라보게 만들어주셨죠. 연못에 돌을 던져가지고 ‘어!’ 하고 보게끔 만들어주셨어요. 눈을 뜨게 해주신 분이시죠. 그 순간에 이렇게 바뀌었지만 바뀌어 이렇게 살고 있는 이 존재도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 지구에서 백봉 선생님을 만났기 때문에 가치관이 바뀌면서 이렇게 숨을 잘 쉬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죠. 그러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구나’하는 신념을 심어준 분이죠.
(정선주ㆍ영주 자매)